K-water, ‘이차전지산업 활성화 시대를 대비한 물관리 방안’ 토론회 개최

이차전지 폐수 해양 방류 시 생태계 영향 우려…원인 파악 및 관리 대책 마련해야

무방류 시스템, 에너지 사용량 높아…에너지 저감 및 경제성 높이는 기술 개발 필요

4월 15일 K-water연구원 40주년 기념홀서 열려

최근 전 세계적으로 이차전지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이차전지 시장은 매년 12.1%씩 성장해 2034년에는 815조 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한·중·일 주요 3개국이 세계 시장의 약 97%를 점유하고 있으며, 미래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각국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이차전지 전주기 산업경쟁력 강화 방안’을 발표하는 등 이차전지 기업을 전방위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나서고 있다. 또한 이차전지를 국가첨단전략산업에 포함시켜 청주, 새만금, 포항, 울산 등 4곳을 특화단지로 지정해 최적화된 기업생태 기반을 조성할 방침이다.

한국수자원공사는 4월 15일 대전 K-water연구원 40주년 기념홀에서 ‘이차전지산업 활성화 시대를 대비한 물관리 방안’이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에 한국수자원공사(사장 윤석대, K-water)는 4월 15일 대전 K-water연구원 40주년 기념홀에서 ‘이차전지산업 활성화 시대를 대비한 물관리 방안’이라는 주제로 이차전지 산업의 지속 가능한 수자원 확보와 미래 물관리 기술 역량 확보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토론회를 개최했다.

K-water가 주관하고 대한상하수도학회, 대한환경공학회, 한국초순수학회가 후원한 이번 행사에는 김종률 환경부 물환경정책관, 곽결호 한국물포럼 총재, 권지향 대한상하수도학회장, 강석태 대한환경공학회장, 남궁은 한국초순수학회장, 구자영 K-water 기획부문장, 김병기 K-water연구원장을 비롯해 산·학·연 관계자 200여 명이 참석했다.

김종률 정책관, “R&D 등 기업 지원 지속 강화할 것”

구자영 K-water 기획부문장의 환영사와 김종률 환경부 물환경정책관 및 곽결호 한국물포럼 총재의 축사 모습(왼쪽부터).

구자영 K-water 기획부문장은 환영사에서 “이차전지 산업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는 물환경 분야에 대한 혁신적이고 지속 가능한 해결책이 이차전지 산업 기술의 초격차 확보와 함께 마련돼야 한다”며 “이를 위해 이차전지 산업의 물이용과 방류수 특성을 모두 고려한 물관리 방안 수립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차전지 산업 특성에 맞는 물관리 기술의 혁신적인 개발, 용수 확보 및 생태계 보호를 위해 방류수 재활용을 통한 물순환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며 “오늘 토론회에서 산·학·연 전문가의 열띤 논의와 정보 교류를 통해 초격차 기술 발전을 위한 물이용정책의 수준을 한 단계 높이고 관련 학문과 산업 발전에 기여할 생산적인 대안이 제시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김종률 환경부 물환경정책관은 축사에서 “이차전지 폐수에는 각종 중금속 및 고농도의 염이 함유돼 있어 전통적인 공법인 저비용 처리로는 안전한 폐수처리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환경부는 강화되는 국제 환경규제에 국내 기업이 잘 대응할 수 있도록 돕고, 환경오염에 대한 국민 우려를 해소할 수 있도록 생태독성 관리 제도 정비 및 수질오염물질 지정 확대를 검토하는 등 이차전지 폐수 관리 방안 마련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고염 폐수의 고도 처리 및 유용물질 회수 R&D 사업을 추진하는 등 기업 지원을 지속 강화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곽결호 한국물포럼 총재는 축사에서 “오늘 K-water가 이차전지 산업의 전방과 후방에서 발생하는 페수처리와 유가자원 회수 기술의 동향을 공유하고 향후 발전방향을 논하는 전문가 집단 프로그램을 마련한 것은 그 어떤 활동보다 의미있다”며 “이차전지 신규수요와 함께 증대되는 폐배터리 시장을 미래 유망 산업으로 키우기 위해 제조, 소재, 장비 등의 공급기업과 수요기업 간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공공 부문과 민간 부문이 정책제도 마련과 정착 및 기술개발을 지원하기 위한 공조와 협력체계를 운영하는 데 오늘 이 자리에 함께 한 여러분이 그 구심점 역할을 해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환경영향 최소화 및 최적 관리 위한 기준 마련해야

이날 토론회에서는 5건의 발표와 함께 종합 토론이 진행됐다. 첫 번째 발제자로 나선 한대호 한국환경연구원(KEI) 통합물관리실 책임연구원은 ‘이차전지 폐수특성에 따른 폐수관리방안’이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한 책임연구원은 “리튬 배터리 폐수는 사용 물질에 따라 특성이 결정되므로 정확한 정보 파악이 중요하지만 정보보호 등의 이유로 공유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기업영업비밀 보호 등을 위한 안전장치를 마련해 정확한 정보를 공유받아 최적의 폐수처리와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리튬 배터리 시장의 급격한 성장으로 제도나 기준이 그 수준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환경영향을 최소화하는 동시에 최적의 관리를 위한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강화되는 국제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친환경 청정기술의 개발과 역량 확보가 필요하다”며 “이를 통해 신유망 산업을 선도할 수 있는 환경기술 선진국으로 도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폐수 해양 방류, 환경 영향에 대한 연구 및 대책 필요

두 번째 발제자로 나선 김현우 전북대학교 환경공학과 교수는 ‘이차전지기업 산업폐수의 특성 및 처리동향’이라는 발표에서 “이차전지 폐수처리 방안으로 해양 방류, 무방류시스템(Zero Liquid Discharge, ZLD) 등이 제시되고 있다”며 “특히, 해양 방류의 경우 환경에 미칠 영향에 대한 연구와 관리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무방류시스템은 진정한 무방류가 실현된다면 가장 이상적인 방법이지만 에너지 소비가 매우 높고 이산화탄소 배출이 많아 역삼투(RO) 분리막을 이용한 기술 등 에너지 사용량을 저감할 수 있는 기술의 연구개발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끝으로, “폐자원 순환과 대기 오염방지 등 타 영역으로 범위를 넓히면 배터리 재활용 페수처리 문제의 해답을 찾을 수 있다”며 “특히, 배터리 재활용 폐수의 부산물인 망초(소듐설페이트)는 중조(소듐바이카보네이트)와 혼합해 비료로 활용할 수 있고 콘크리트의 압축 강도를 20% 이상 증가시키는 용도로도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부강테크, 경제성 확보한 무방류 공정 개발

네 번째 발제를 맡은 최문진 부강테크 대표는 ‘배터리 산업의 지속가능성 확보를 위한 폐수 무방류 공정’이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최 대표는 “이차전지 폐수를 처리하기 위해서 방류 수계의 환경영향을 최소화하는 공정이 적용돼야 한다”며 “고농도의 황산나트륨이 포함된 고염 폐수는 처리가 까다롭고, 수계 배출 시 환경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므로 무방류 공정으로 처리하는 것이 적합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기존 무방류시스템은 암모니아 스트리핑(Stripping) 공정 후 전량을 증발 결정화 공정으로 건조시켜 에너지 소비가 높고 폐염(망초)이 다량 발생한다는 한계점이 있다”고 지적하며 “부강테크의 케미칼(Chemical) 회수 무방류 공정은 암모니아 스트리핑 후 황산, 가성소다 등 자원 회수 공정을 추가해 이를 재이용함으로써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방류 수계의 생태적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배출수 염에 대한 세부기준이 마련돼야 한다”며 “이와 함께 초기 비용이 많이 들 수밖에 없는 무방류, 물순환, 자원순환 시스템 및 기술 도입을 위해 기업 지원 제도와 혜택 등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K-water, 폐수재이용 기술 개발 연구 추진

다섯 번째 발제자로 나선 김지연 K-water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첨단산업을 고려한 물순환 R&D 방향’이라는 발표에서 “이차전지 등 첨단 전략 산업 육성으로 미래 물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K-water는 용수 적기 공급을 통해 첨단 전략 산업 육성을 뒷받침하고 첨단 산업의 물관리를 통해 수계 내 오염물질을 최소화하는 한편 첨단 산업의 지속 가능성 확보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이차전지 산업에서 발생하는 고염 폐수를 관리하기 위해 △분석·모니터링 △고염 폐수 처리 △유용자원 회수 △산업단지 폐수 재이용 등 네 가지 기술이 필요하다”며 “K-water연구원은 이러한 기술을 집약한 ‘K-water형 재이용 기술 개발 연구’를 산업체와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이차전지 산업 특성을 고려한 물관리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며 “방류수 특성에 따른 폐수 무방류 기술의 경제성 확보를 위한 혁신 기술 개발과 특화 단지 맞춤형 공공폐수처리 시설 설계 및 운영관리 기술의 고도화가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폐수 해역 방류로 발생되는 환경문제에 적극 대응해야 

이어진 종합 토론에서는 남궁은 한국초순수학회장이 좌장을 맡고 권지향 대한상하수도학회장, 강석태 대한환경공학회장, 배진욱 환경부 수질수생태과 사무관, 채선하 K-water연구원 상하수도연구소장 등이 패널로 참석해 이차전지 물관리를 위한 기술개발 및 제도개선 방향 등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종합 토론에서는 남궁은 한국초순수학회장이 좌장을 맡고 권지향 대한상하수도학회장, 강석태 대한환경공학회장, 배진욱 환경부 수질수생태과 사무관, 채선하 K-water연구원 상하수도연구소장 등이 패널로 참석해 기술개발 및 제도개선 방향 등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강석태 대한환경공학회장은 “이번 세미나를 통해 무방류시스템뿐 아니라 새로운 처리방식의 필요성을 인식하게 됐다”며 “특히, 폐배터리 자원 회수 방식에서 전기화학 반응을 사용하는 것이 더 적합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이차전지 산업에서 중요한 것은 이산화탄소 발생량과 물사용량을 줄이는 것”이라며 “무방류 시스템이든 전기화학 반응이든 신재생에너지를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이 경쟁력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권지향 대한상하수도학회장은 “생태독성이 있는 이차전지 폐수를 해역에 방류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며 “학회 내 산업용수연구회를 통해 배출수 염농도 수질기준이나 이차전지에서 발생되는 여러 이온의 환경적 영향에 대해 심층적으로 논의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차전지 폐수 분야를 선도하기 위해서는 투자와 이슈 선점이 중요하다”며 “연구비 예산 증액과 더불어 국제 포럼을 개최하는 등 국제 협력의 장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폐수 해양 방류 위한 염증명 제도 도입 논의

배진욱 환경부 수질수생태과 사무관은 “이차전지 산업의 급성장으로 발생되는 여러 환경오염 문제가 최근 부각되고 있다”며 “환경부에서 시행하고 있는 여러 제도로 이러한 환경 문제를 관리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고염의 이차전지 폐수는 전통적인 방법으로 처리하기 어려우며, 고비용의 무방류시스템을 도입하는 것은 기업의 재정 여건상 제한적”이라며 “환경부는 폐수의 주요 성분이 해수와 유사할 경우 해양 방류를 허용하는 염 증명 제도의 도입을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배 사무관은 “이차전지 폐수의 성상이 해수와 유사하지만 순수한 해수 성분만을 함유하고 있지 않아 방류 시 해양 생태계에 영향이 없도록 염 증명 제도를 검토할 것”이라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지속 가능한 이차전지 산업 관리를 위해 해양뿐 아니라 담수 생태계까지 지속 관리할 수 있도록 수질오염물질 지정 확대나 해양 생태독성 배출오염 기준에 대해서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채선하 K-water연구원 상하수도연구소장은 “K-water연구원에서 연구개발 중인 폐수재이용 시스템은 현재 시작 단계로, 장기적인 계획에 따라 차차 진행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물재이용 시장의 사회·경제적 장벽을 해체함으로써 실질적인 솔루션 개발을 통해 기술 혁신을 이뤄야 한다”며 “이를 위해 K-water뿐 아니라 정부 또는 연구 예산을 발휘할 수 있는 기관들이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실질적인 기술 개발에 있어 기존 연구 과제와 연계한 기술 개발이 이뤄져야 한다”며 “이차전지 폐수와 연계된 초순수 및 해수 담수화 기술의 경우 하나의 예산으로 통합해 지원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배민지 차장]

[『워터저널』 2024년 5월호에 게재]